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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뉴스]감염병 조치와 휴가 휴업(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날짜 : 2020-03-03

감염병 조치와 휴가·휴업코로나19 대응을 읽으며


▲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1. 지난주 칼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업장 휴업시 노동자의 임금청구권에 관해 썼더니 반응이 있었다. 먼저 자문노조에서는 조합원이 현재 휴업수당으로 임금 70%만 지급받고 있는데 전액을 받을 수 있다는 내 글을 읽었다면서 노조에 대응을 주문했다며 문의했다고 한다. 해당 사업장 이름을 말하지 않았지만 칼럼에서 언급했던 바로 그 사업장이었다. 중국인 등 수많은 내·외국인 고객을 상시 상대해야 하는 사업장이라서 사용자가 예방조치로 객장 등 사업장 일부 운영을 중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게 문의한 노조간부는 사업장 일부만 운영을 중단하고 그 근무자들을 출근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휴업에 해당하는지부터 물었다. 사용자가 사업장을 전면 폐쇄해야 휴업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다음으로 민주노총에서도 있었다. 칼럼에서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이 홈페이지에 올렸던 코로나 관련 노동법 문답 자료에 관해 살피면서 몇 가지 문제를 지적했는데, 그 뒤 지난달 27일 민주노총 법률원이 ‘이슈페이퍼’로 코로나19 관련 유급휴가 및 휴업급여 등에 관한 Q&A를 발표했다. 주말에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검색해 보다가 읽게 됐다. 사실 처음에는 코로나19 관련 휴업시 임금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 칼럼을 어떤 기자가 읽고서 옮겨 적은 기사인가 보다 했다. 어쨌거나 사용자의 휴업조치로 인한 노동자의 임금청구권 침해를 방지하는 데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노동자권리에 관해서 이렇게 살피고 있자니 조금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를 느끼게 된다. 오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많은 사업장에서 행해지는 휴가·휴업조치로 인해 노동자의 임금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말해 둘 필요가 있다.

2. 먼저 휴가를 보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은 감염병 중 특히 전파 위험이 높은 감염병으로서 1급 감염병에 걸린 감염병 환자 등은 감염병 관리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도 지사 또는 시·군·구청장은 입원치료 대상자가 아닌 감염병 환자와 감염병 환자 등과 접촉해 감염되거나 전파될 우려가 있는 사람을 “자가 또는 감염병 관리시설에서 치료”하도록 할 수가 있다(41조). 이에 따라 노동자가 입원 또는 격리되는 경우 사업주는 연차유급휴가 외에 “그 입원 또는 격리기간 동안 유급휴가를 줄 수 있고, 이 경우 사업주가 국가로부터 유급휴가를 위한 비용을 지원 받을 때에는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41조의2). 이처럼 보건당국에 의해 입원이나 격리되는 노동자에 대해 국가가 사업주에게 유급휴가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유급휴가를 줘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이와 달리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유급휴가를 줄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현재 정부는 2월17일부터 “신청을 받고 예비비 등 예산 편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속히 지급할 예정”이라고 안내하고 있으니{노동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 지침(6판)}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격리되는 노동자는 사용자를 상대로 유급휴가를 청구할 수가 있게 됐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19로 입원·격리되는 노동자의 경우 사업장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유급병가 규정이 없어도 그 입원 및 격리기간 동안 유급으로 휴가를 보장받는다. 그런데 위 감염병예방법에서는 입원 또는 격리되는 경우 사업주는 연차유급휴가 외에 “그 입원 또는 격리기간 동안 유급휴가를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때문에 사용자가 연차휴가를 먼저 사용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업주가 국가로부터 유급휴가를 위한 비용을 지원받을 때에는 유급휴가를 주”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격리 기간에 대해서는 연차휴가를 사용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봐야 한다. 정부가 사업주에게 지급하는 유급휴가 지원비는 개인별 일급기준으로 1일 13만원이 상한이다. 만약 사용자가 국가 지원금액을 내세워 그 유급휴가의 ‘유급’을 노동자 일급에 미달하게 지급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위와 같이 법은 “사업주가 국가로부터 유급휴가를 위한 비용을 지원 받을 때에는 유급휴가를 주”도록 규정한 것이지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비용만큼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한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사용자의 행위는 위법·부당하다고 봐야 한다. 한편 이상을 통해서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지만,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감염병으로 입원 또는 격리되더라도 국가가 사업주에게 유급휴가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 그 노동자가 그 입원 또는 격리기간 동안 법적으로 유급휴가를 보장받지 못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러니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에 이를 보장해 둘 필요가 있겠다.

3. 다음으로 휴업에 관해서 보자. “보건복지부 장관, 시·도 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이 유행하면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감염병예방법은 “감염병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 병원체에 오염됐다고 인정되는 장소”에 대해서 일시적 폐쇄 등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47조). 이에 따라 사업장 폐쇄를 당해 휴업하게 된 경우 고용노동부의 대응지침에서는 “정부의 격리조치 등 불가항력적으로 휴업시 휴업수당 미발생”이라고 해 휴업수당으로 지급받는 70%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해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칼럼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 사용자가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서 이와 같은 사업장 폐쇄 등 조치가 초래된 경우에는 “휴업수당 미발생”이 아니고, 노동자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발열 등 증상이 있어 노동자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음에도 사업주가 출근명령을 해 감염 전파”가 돼 사업장 폐쇄에 이른 경우, 당연히 노동자는 임금 전액을 청구할 수가 있다고 봐야 한다. 사용자는 노동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노동자에 대한 보호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해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그러니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보건당국에 의해 “감염병 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 병원체에 오염됐다고 인정”돼 사업장 폐쇄 등 조치를 받아 휴업했다면 이러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파악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노동자가 노무를 제공하지 못해 입은 임금 손실을 배상해야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보건당국에 의한 사업장 폐쇄 등 조치로 인한 휴업시에도 노동자는 원칙적으로 임금 전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매출 내지 주문 감소 등으로 휴업하는 경우에는 노동자는 임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노동자가 사용자의 고의·과실의 입증이 어렵더라도 최소한 임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에서 휴업수당을 규정한 것이라고 민주노총의 ‘이슈페이퍼’에서 해설하고 있으나, 근로계약 관계에서 노동자의 노무 제공을 수령하지 않는 것 자체로 사용자의 고의는 입증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늘 대부분 사업장에서 휴업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보건당국에 의한 사업장 폐쇄 등 조치로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 자체 판단으로 혹은 질병관리본부 권고 지침에 따라서 한다. 이때는 당연히 사용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노동자의 노무 제공을 거부하는 것이므로 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서도 사용자의 고의·과실 입증을 운운할 필요는 없다.

4. 이상과 같이 휴업시 노동자의 임금권리에 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봤다. 여기서 휴업이란, 노동자가 근로계약상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데도 사용자가 수령하지 않는 것(사용자측의 거부, 불문을 모두 포함한다)을 말한다. 사업장 전부나 일부를 가리지 않고, 심지어 노동자 1인에 대한 것도 해당한다. 오늘 여러 사업장에서 무급‘휴직’이니 무급‘휴가’니 하며 사용자가 노동자의 임금권리를 침해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무급휴직 내지 무급휴가는 법적으로 살피면 거의 대부분 ‘휴업’이다. 사업장이 어렵다며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출근하지 말고 쉬라는 것은 법적으로 휴업인 것이고, 무급은 인정될 수가 없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니 이 나라에서는 오늘 노동부 등 국가권력의 방치 아래서 휴직과 휴가로 취급돼 수많은 사업장에서 노동법 위반이 태연히 자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이 칼럼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불쑥 걱정이다. 이런 지경이니 내가 코로나19로 인한 휴업의 경우 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칼럼에서 떠들어도 듣지 않는 것 아닐까.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h7420t@yahoo.co.kr)

김기덕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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