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주택금융공사 자회사가 콜센터·청소·경비 노동자들에게 중소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자의 시중노임단가를 밑도는 임금을 지급해 논란이다.
시중노임단가 인상폭 미만 노조 요구안도 거절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HF파트너스지부(지부장 김시현)는 지난 7일부터 임금협약 체결을 요구하면서 부산 남구 공사 본사 앞에서 피케팅에 나섰다고 9일 밝혔다. 지부 조합원들은 주택금융공사 자회사인 HF파트너스 노동자들이다. 조합원 220명 중 80%(176명)는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콜센터, 주택금융공사 미래인재원 청소·경비 노동자들이다.
노사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2024년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경영관리팀 업무 과중, 담당자 교체, 대표 일정 등을 이유로 교섭을 지연하고 있다. 곽현희 노조 컨택사업본부장은 “대화를 하자고 요구하면 서울에 갈 돈이 없다고 핑계를 대고, 회사를 찾아가면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교섭은 두 차례에 그쳤다.
교섭의 핵심은 올해 동결된 임금인상이다. 지부는 중소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자의 시중노임단가 인상을 반영한 시급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HF파트너스 취업규칙에 따라 임금은 시중중노임단가를 반영하고, 노사 교섭을 통해 추가 인상이 결정되는 구조다. 시중노임단가가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 결정된 만큼, 임금도 두 번이 오른다.
지난해 상반기 시중노임단가는 2023년 하반기 시중노임단가인 일급 8만6천8원에서 동결됨에 따라 노동자들의 임금은 동결됐다. 하반기에는 시중노임단가가 9만85원으로 인상됐는데, 사측은 임금지급 능력 부족을 이유로 임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지부는 시급 473원(일급 3천784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인상폭 4천77원(일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돈 없다면서 특정부서 임금은 편법 인상
지부는 재정이 부족하다는 사측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한다. 경영관리팀 노동자들에게만 추가 직책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인사이동을 통해 조합원이 아닌 경영관리팀 노동자들을 한 단계 높은 직급의 직무대행직에 앉혔다. 이를 통해 이들이 기존에 받던 직책수당에서 추가로 지급되는 금액은 연 25만~30만원이다.
이 같은 행위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2023년 특별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공사는 2023년 10월 출자회사 운영실태 특정감사 결과 조치(요구)서를 통해 “경영관리팀의 기본급 및 직책수당을 부적정하게 인상해서 지급한 직원을 징계처분하는 등 필요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행위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김시현 지부장은 “경영관리실 직원들의 직책수당이 현장직들보다 높기도 한데, 인사조치라는 편법을 통해 직책수당을 올리면 임금차별이나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매일노동뉴스>는 HF파트너스 입장을 듣기 위해 유선으로 연락을 취하고 메모를 남겼으나 입장을 듣지 못했다.